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55) 고려시대 금속 미술 ① - 금동구층소탑(金銅九層小塔), 고려시대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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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에는 범종, 향완, 불상 등 금속을 활용한 불교 미술품이 다양하게 제작되었다. 특히 고려시대에 제작된 완전한 형태의 금동소탑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금동소탑은 목탑이나 석탑의 사리 장엄구로 봉안되기도 하였으며, 불전을 장식하거나 예배의 대상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동소탑의 크기는 한 뼘 정도의 크기에서 50cm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금동소탑이 예배의 대상이 되면서 점차 그 규모가 커졌을 것으로 생각되며, 대형화에 따라 목탑의 양식을 소탑 각부에 보다 세밀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이 소장품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금동소탑 중 비교적 큰 것으로 높이가 47.6cm에 이른다. 특히 탑의 기단과 각 층을 끼워 맞춰 세울 수 있도록 치밀한 설계에 의하여 주조된 것으로, 탑의 상륜부(相輪部: 불탑의 꼭대기 부분)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기단부는 두 개의 층으로 되어있으며 목조건축물이나 석탑의 기단과 유사한 형태로 조성되었다. 하부 기단과 상부 기단의 연결부위에는 연꽃잎 형태의 장식이 한 면에 6엽씩 총 28엽이 배치되었으며, 상부 기단 각 면에는 좌상의 본존불과 입상의 협시불로 구성된 삼존상이 부조되어 있다. 탑신부(塔身部)는 각 층이 동일한 양식이며 각 면을 3칸으로 구획하였으며 처마를 전체적으로 치켜 올려 경쾌한 인상을 준다.
현재 한국에 전해지는 고대와 중세의 목조건축물은 매우 드물어 당대 목조건축물의 기법을 번안하여 제작된 고려시대 금동소탑은 학술적 자료로 가치가 높다. 또한 금동소탑은 고려시대 불교신앙의 면면을 살필 수 있는 사료가 되는 동시에, 정교한 금동소탑의 세부장식을 통해 당시 금속주조기술이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금동소탑의 세밀한 표현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문화를 향유하고자 했던 고려시대 귀족문화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