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만나다 (41)추상미술 - 하얀 소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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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소’ 는 종이예술가 양상훈 작가에 의해 한지로 제작되었다. 한지는 조형성을 가미하여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에 활용되고 있다. ‘숨쉬는 섬유질’ 이라 불리는 종이는 작가의 개성이나 작업과정에 따라 강도, 재질, 용도 등이 변화될 수 있다. 양상훈 작가는 ‘줌치기법’이라는 수제(手製)한지기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응용하였다. 줌치기법은 물에 묻힌 한지를 한 장 한 장 겹치고 구겨서 뭉친 다음 물기를 꼭 짜서 손으로 두드리거나 주무른 후, 넓게 펴서 줄에 말리는 기법이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다양한 색의 조각들이 만나서 조각보처럼 하나의 모양을 이룬다. 화면의 중앙을 중심으로 좌측에 하얀 소와 봉황이 위치하고 우측 하단에는 흰 까마귀와 푸른 까치가 자리잡고 있다. 이 그림의 흥미와 강조점은 커다란 하얀 소와 작은 새들의 대비이다. 우리의 시선은 듬직하고 말없는 하얀 소를 먼저 보게 된다. 대각선 구도로 하얀 소와 봉황, 까마귀와 까치가 어울려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하였다. 하얀 소는 보면 볼수록 소박하면서도 친근해서 마치 현대화한 민화를 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