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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69 호 남들처럼 포모, 나다운 조모

  • 작성일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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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90
장은정

▲포모 조모 이미지 (사진: https://eiec.kdi.re.kr/publish/columnView.do?cidx=13481&sel_year=2021&sel_month=09)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들지 않은 사람들의 불안도 커졌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얼마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마다 나만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상승세가 계속되자,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가 투자 심리를 설명하는 단어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분위기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주식 투자를 하지 않아 불안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때 안 사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심리 상태를 포모의 반대말인 ‘조모(JOMO, Joy Of Missing Out)’라고 한다. 기회를 놓쳤다는 불안에서 벗어나 오히려 놓친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심리다. 


  이러한 포모와 조모는 투자 시장에만 국한되는 심리가 아니다. 소비와 유행을 따라가는 행동부터 자신만의 기준을 지키려는 선택까지, 우리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를 통해 두 심리의 상반된 특징을 알아본다.


포모, 군중 심리에 휩쓸리다


  포모는 투자 시장이 뜨거울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올해 주식 상승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충분한 정보와 고민 없이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빚을 내어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빚투’까지 늘어나면서 투자 위험은 더욱 커졌다. 실제로 올해 증시 급락 과정에서 무작정 반도체와 레버리지 상품 등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사례가 있었다.


  포모는 주식 투자에서만 언급되는 현상이 아니다. 다른 이들이 누리는 것들에 자신만 제외될 것이라는 두려움, 불안이기에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포모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다른 아이보다 뒤처질까 봐 어린 시절부터 조기교육과 선행학습을 시작하고, 친구들이 유행하는 브랜드의 옷이나 신발을 구매하면 자신도 같은 제품을 찾는다.

▲봄동 비빔밥 검색량 증가 (사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1668)

 

  2025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두바이 초콜릿 쿠키, 이른바 두쫀쿠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한동안 오픈런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두쫀쿠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사람들의 관심은 새로운 먹거리, 봄동 비빔밥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두쫀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자리를 봄동 비빔밥이 채우면서, SNS에 직접 봄동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영상이나 게시물이 쏟아졌다. 주목받지 않던 음식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유행으로 떠오른 것이다. 유행하는 음식은 달라졌지만,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따라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모습이 일상 속 포모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다. 


  포모의 시작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SNS는 포모의 기폭제와 같다. SNS에 주식 수익률, 명품 가방과 구두를 자랑하는 게시물이 알고리즘을 타서 퍼지면, 이를 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 만약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비교하는 압박까지 더해지면 이 박탈감은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조모, 자신만의 속도로 움직이다


  조모는 포모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주가가 오른다고 뒤따라 들어가기보다 믿을 수 있는 종목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거나, 투자 자체를 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 ‘남들이 무엇을 샀는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이유를 가지고 선택했는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또한 유행하는 취미 대신 혼자 조용히 책을 읽거나 템플스테이를 떠나고, 남들이 소비하는 콘텐츠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과 책을 찾아보는 텍스트힙처럼 개인의 취향에 집중하는 모습이 조모 현상의 예이다. 


▲템플스테이 참가자 증가 (사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1668)


  실제로 템플스테이 참가자 수는 2016년, 22만 2,722명에서 2025년, 34만 9,219명으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바쁜 일상과 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꼭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길을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나만의 속도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기준


  포모와 조모는 정반대의 심리처럼 보이지만, 어찌 보면 두 현상 모두 타인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한다. 남들의 선택에 따라 불안해하거나 안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선택을 계속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이 무엇을 선택했는지가 아니라 내가 왜 그 선택을 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신의 필요와 속도를 기준으로 선택할 때 비로소 비교에서 오는 불안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장은정 기자